건축탐구 집 산골 오페라 하우스, 산길 끝에 나타난 흙집에서 어떻게 오페라와 우리 가곡이 울려 퍼지게 됐을까? 전남 순천의 깊은 산속, 해발 450m 높이에 자리한 한 집이 방송을 통해 소개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쉽게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운 산골에 흙으로 지은 집과 음악당이 함께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곳은 단순한 전원주택이 아닙니다.
성악가인 남편과 공연 기획자인 아내, 그리고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아들이 함께 생활하며 우리 가곡을 알리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건축탐구 집에서 소개된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위치입니다.
전남 순천의 산골 깊숙한 곳에 자리해 주변의 생활 소음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높은 곳에 올라선 만큼 사방으로 펼쳐지는 자연 풍경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집을 짓기 전부터 이곳의 자연환경을 눈여겨봤던 건축주는 단순히 조용한 곳에서 살기 위한 공간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성악을 전공하고 이탈리아에서 유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가곡을 위한 음악당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 집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건축 재료입니다. 집에는 황토와 소나무, 돌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가 주요하게 사용됐습니다.
목수인 친척의 도움을 받아 직접 집을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됐고, 완성까지 약 2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특히 일반적인 현대식 주택과 달리 황토 벽과 나무 서까래 등 전통적인 요소가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높은 산에 위치한 만큼 집 안에서도 주변 경치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도록 통창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소나무에 유리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창을 만들면서 자연과 건축물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공간을 완성했습니다.

이후 실제 생활에 맞게 일부 공간은 보수했습니다. 아들은 오래된 집의 분위기는 살리면서도 생활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바닥과 난방 시설 등을 손봤습니다. 이 집에서 가장 흥미로운 공간은 역시 음악당입니다.
건축주는 성악가로 활동하면서 해외 무대에서 경험했던 공연장의 음향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산속에 작은 음악당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중요한 부분은 소리의 울림을 고려한 공간 설계입니다.
음악당 내부를 둥근 형태로 구성해 소리가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퍼질 수 있도록 했으며, 천장에는 불필요한 음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별도의 구조를 마련했습니다. 마이크와 같은 음향 장비에만 의존하지 않고 성악가의 목소리가 공간 자체를 통해 울려 퍼질 수 있도록 고민한 것입니다.

산속에 음악당을 지은 목적은 개인적인 공연 공간을 만드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건축주는 점점 대중에게서 멀어지고 있는 우리 가곡을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이곳에서는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과 함께 가곡제를 열며 음악당의 역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용한 산속이라는 장소의 특성과 음악당의 음향 설계가 결합되면서 일반적인 공연장과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셈입니다.
처음에는 부부의 공간이었던 산골집에는 아들도 함께 정착하게 됐습니다. 서울에서 성악가와 재즈 보컬리스트로 활동하던 아들은 아버지의 음악 작업을 돕기 위해 순천으로 내려왔고, 가곡제에서는 무대 운영을 맡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집을 직접 손보는 과정에도 참여하면서 오래된 흙집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했다고 합니다. 생활에 필요한 부분은 현대적으로 바꾸면서도 황토 벽과 서까래처럼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는 요소는 최대한 살리는 방식입니다.
건축탐구 집 산골 오페라 하우스는 특별한 외관만으로 주목받는 집은 아닙니다. 해발 450고지라는 독특한 장소를 선택하고, 황토와 소나무를 이용해 집을 짓고, 소리를 연구해 음악당을 만들고, 가족이 함께 우리 가곡을 알리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산속에 지은 작은 음악당에서 울려 퍼지는 가곡.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집과 음악을 통해 전통을 이어가려는 가족의 이야기가 이 공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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