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탐구 집에서는 전라남도 화순에 자리한 117년 된 전통 한옥을 소개한다. 오랜 시간의 흔적을 간직한 이곳은 단순히 오래된 고택이 아니라, 한옥의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현대 생활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집 안으로 작은 수로가 흐르는 독특한 구조와 자연을 품은 공간은 전통 건축이 가진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최근에는 오래된 한옥 리모델링과 고택 보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편의성을 위해 구조를 크게 변경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반면 이번 건축탐구 집에 소개된 한옥은 원래 모습을 최대한 지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집주인 부부는 오랜 교직 생활을 마친 뒤 전원생활을 꿈꾸며 7년 넘게 터를 찾아다녔다. 그러던 중 화순의 조용한 마을에서 지금의 한옥을 만나게 되었고, 첫인상만으로도 오래 함께해야 할 집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화려한 양반가 한옥이 아닌 소박한 민가 한옥이지만, 기둥과 창호, 선의 균형에서 전통 건축 특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부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한옥 원형 보존이었다. 오래된 건축물은 단열이나 설비를 현대식으로 바꾸고 싶은 유혹이 크지만, 무리한 공사는 한옥의 특징을 잃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은 벽체를 크게 변경하거나 새로운 자재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대신, 전통 방식인 갑창을 활용해 단열 성능을 보완했다. 갑창은 현대의 이중문이나 포켓도어와 비슷한 역할을 하며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전통 건축 기술이다.

겨울철 생활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한옥 옆에는 별도의 양옥도 마련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한 가지 원칙은 분명했다. 새로운 건물이 한옥보다 눈에 띄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건물의 높이와 규모를 절제하고 복층 구조도 과감하게 포기하면서, 어디에서 바라봐도 한옥이 중심이 되는 공간을 완성했다. 계절에 따라 한옥과 양옥을 오가며 생활하는 방식은 전통 건축을 보존하면서도 실용성을 확보한 좋은 사례로 평가된다.

또 하나 인상적인 부분은 대부분의 보수 작업을 부부가 직접 진행했다는 점이다. 약 6개월 동안 황토 마감부터 벽체 보수, 천장 정비, 서까래 손질까지 손수 작업하며 오래된 집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특히 서까래 보수는 천장을 바라본 채 오랜 시간 작업해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한옥의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전통 구들도 직접 복원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가 내려앉아 방바닥의 온기가 고르지 않았지만, 관련 자료와 시공 사례를 꾸준히 공부한 뒤 직접 보수를 진행해 기능을 회복했다.
구들은 단순한 난방시설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통 주거문화의 핵심 요소인 만큼, 원형을 유지한 보수는 한옥의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전통 한옥을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라 문화유산과 건축 자산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 오래된 고택을 현대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역사성과 건축미를 함께 지키려는 사례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한옥은 친환경 주거와 느린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전원생활의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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