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탐구집에서 소개한 가족의 흙집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경기도 동두천의 한적한 곳에 자리한 이 집은 전문 건축업자가 만든 전원주택이 아니라 가족이 직접 흙부대를 쌓아 완성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단순히 독특한 집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가족의 생활 방식과 집을 짓게 된 이유까지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사례입니다. 처음부터 흙집을 계획했던 가족은 아니었습니다.
이전에는 아파트에서 생활했지만 이사 후 둘째 아들의 피부 문제가 심해지면서 새로운 생활환경을 고민하게 됐다고 합니다.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지낼 때 증상이 한결 편안해지는 모습을 경험하면서 가족은 직접 집을 지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건축 경험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흙집을 짓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집짓기를 시작했습니다.
책을 참고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으면서 조금씩 공사를 진행했고, 결국 가족만의 친환경 흙집을 완성하게 됐습니다. 이 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벽체입니다. 쌀자루에 흙을 담는 작업부터 시작해 약 35kg에 달하는 흙부대를 하나씩 쌓아 올렸다고 합니다.

흙부대 하나의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에 반복해서 운반하고 높은 곳까지 올리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특히 벽이 높아질수록 작업 난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가족에게는 오랜 시간과 체력이 필요했습니다.
약 8,000개의 흙부대를 차곡차곡 쌓아 집의 기본적인 벽체를 만들었다는 점은 이 집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입니다. 공사 기간 동안 가족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이어졌습니다. 주말마다 일손을 보태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긴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집 한 채를 완성하는 과정에 가족의 노력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정성까지 담긴 셈입니다. 모든 공간을 황토로만 만들지는 않았다 친환경 주택이라고 해서 집 전체를 자연 재료만으로 구성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실제 생활에서 유지하고 관리하기 편하도록 재료를 적절히 조합했습니다.

천장은 흙에 소량의 시멘트를 섞어 뿜칠 방식으로 마감했고, 바닥에는 황토와 맥반석 가루를 활용해 미장했습니다. 이후 찹쌀풀을 여러 차례 발라 천연 방식으로 마무리했다고 합니다. 자연 소재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집을 오랫동안 사용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을 함께 고민한 것입니다.

흙집에서 관심을 끄는 부분 중 하나는 실내 온도입니다. 흙은 외부의 온도 변화가 실내로 빠르게 전달되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재료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집 역시 여름철에도 실내 온도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여름에도 실내 온도가 26도 안팎을 오간다고 소개되면서 자연 소재를 활용한 주택의 특성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흙집이라고 해서 모든 주택의 실내 온도가 동일하게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건축 방식과 단열재, 창호, 지붕 구조, 환기 방법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흙집을 계획한다면 전체적인 건축 설계를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가족의 집은 단순한 친환경 주택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아이를 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집을 짓는 동안 가족이 함께 흙을 나르고 벽을 쌓으며 특별한 시간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막막하고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집의 형태가 조금씩 갖춰졌고, 가족에게는 그 과정 자체가 하나의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완성된 뒤에도 흙집은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햇빛과 바람을 맞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재료의 색감과 표면이 자연스럽게 달라지고, 오랜 세월을 견디면서 집만의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이번 건축탐구집 속 흙집은 비싼 자재나 화려한 디자인보다 가족에게 필요한 공간을 직접 만들어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흙부대를 하나씩 쌓아 올리고 자연 재료를 활용해 마감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아이를 위한 새로운 생활환경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특히 흙집이나 친환경 주택을 계획하는 분들에게는 자연 소재를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지관리와 시공 방법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건축탐구집에서 소개된 동두천 흙집은 결국 한 가족의 필요에서 출발한 집입니다.
아들을 위해 시작한 선택이 가족 모두의 생활 방식을 바꾸고, 오랜 시간 직접 집을 만들어가는 특별한 경험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입니다.
자연과 가까운 전원주택, 황토집, 흙집에 관심이 있다면 단순히 외관만 살펴보기보다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실제 생활에서 관리가 가능한 구조인지, 단열과 환기는 어떻게 해결했는지까지 함께 알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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