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탐구 집에서는 수원에 위치한 이 집 역시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닌 가족을 만나 본다. 이곳은 3세대가 함께 살아가는 방식과 지역적 특성을 동시에 담아낸 주거 형태다.

이 집의 이야기는 약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결혼 초기 단 3년의 신혼생활 이후, 부부는 자연스럽게 아내의 친정 부모님과 가까운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남편의 잦은 지방 근무와 어린 자녀 양육이라는 현실적인 상황이 맞물리면서, 부모님 댁 위층에 거주하는 형태가 자리 잡은 것이다. 이후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오며 가족 간의 유대는 더욱 깊어졌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오랫동안 살아온 집이 문화재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기존 주택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고려할 수 있지만, 이 가족의 선택은 달랐다.
부모님이 오랜 세월 살아온 동네를 떠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지역은 생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환경까지 어우러진 곳으로 부모님에게는 단순한 주거지를 넘어 삶의 기반과도 같은 공간이었다.



다만 역사문화 보존지구라는 특성상, 새로운 집을 짓는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공사 전 문화재 조사를 반드시 거쳐야 했고, 만약 유물이 발견될 경우 건축 자체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었다.
여기에 각종 규제를 충족하기 위한 추가 비용까지 발생했지만, 가족은 이러한 조건을 모두 감수하기로 했다. 부모님의 일상을 지켜드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새롭게 완성된 집은 이러한 가족의 가치관을 공간 곳곳에 반영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요소는 높이 약 5미터에 달하는 대형 주방 창이다.
과거 단열 문제로 햇빛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던 부모님을 위해 설계된 이 창은, 집 안 깊숙이 자연광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따뜻한 햇살이 머무는 공간은 단순한 구조적 특징을 넘어 가족을 위한 배려가 담긴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공간 배치에서도 세심한 고민이 엿보인다. 부모님의 방은 크기보다는 위치에 중점을 두어, 거실과 주방 가까이에 배치됐다.
이를 통해 가족 구성원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주거 트렌드와 달리 방의 크기를 줄이고 공용 공간의 활용도를 높인 점이 특징이다.
수납공간 역시 효율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집안 곳곳에 숨겨진 수납 구조를 통해 한정된 공간을 최대한 활용했으며, 계단 아래나 바닥 하부까지도 놓치지 않았다. 특히 다실 아래에 마련된 공간은 계절 가전까지 충분히 보관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하게 설계됐다.

이 집은 총 3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층마다 역할이 분명하게 나뉘어 있다. 1층은 부모님 중심의 생활 공간, 2층은 부부의 사적인 공간과 휴식 공간, 그리고 3층은 자녀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여기에 테라스까지 더해지며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생활을 유지하면서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구조를 완성했다.
약 60평 규모의 이 주택은 단순히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집이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며 공존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부모님의 익숙한 삶을 지키기 위해 시작된 선택은 결과적으로 가족 모두에게 안정적인 생활 환경을 제공하게 됐다.
건축탐구 집 하동 세모집 텐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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