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이번 주는 제주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며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와 함께 살아가는 한 부부의 일상을 통해 가족 돌봄의 의미를 생각하게 합니다. 제주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홍순업 씨에게 하루는 평범하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온 아내 이영자 씨가 치매 진단을 받은 뒤부터는 가게를 운영하는 동시에 아내의 안전까지 살펴야 하기 때문입니다.
치매는 단순히 기억력이 떨어지는 질환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다양한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익숙한 장소에서도 길을 잃거나 갑자기 자리를 벗어나는 행동이 나타날 수 있고, 가족의 이름이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홍순업 씨 역시 아내가 혼자 가게를 나서는 상황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늘 긴장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식당 일을 하면서도 아내의 위치를 확인해야 하고, 잠시라도 눈을 떼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집니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안전관리입니다. 외출할 때에는 보호자가 동행하고, 혼자 이동하는 상황을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길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면 연락처가 적힌 인식표 등을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돌봄은 안전만 챙긴다고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환자가 좋아하는 활동을 유지하고 익숙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영자 씨는 음식이나 노래, 산책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할 때 즐거운 모습을 보입니다. 치매가 진행되면서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떨어지더라도 감정과 익숙한 행동까지 한꺼번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오래전부터 즐겨온 음악을 듣거나 가족과 산책하는 등 익숙한 활동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치매 환자를 돌볼 때는 '무엇을 기억하느냐'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현재 어떤 활동에서 즐거움을 느끼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간극장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가족들의 도움입니다. 아내의 시아주버님을 비롯한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산책을 하거나 식사를 챙기면서 돌봄의 부담을 나누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모든 책임을 떠안는 것보다 가족 구성원이 역할을 나누면 보호자의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치매 환자를 오랫동안 돌보는 과정에서는 보호자 역시 지치기 쉽습니다.

하루 종일 환자를 살피다 보면 자신의 건강이나 휴식은 뒤로 미루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족 간의 역할 분담과 주변의 도움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 홍순업 씨에게 가장 힘든 부분은 아내의 기억이 조금씩 흐려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일 것입니다.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사람의 이름과 가족을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보호자에게도 큰 감정적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계속 기억하도록 강요하거나 틀린 기억을 반복해서 바로잡는 것이 항상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치매 환자와 대화할 때는 현재의 감정을 존중하고 불안해하지 않도록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같은 질문을 반복하더라도 짜증을 내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치매는 환자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가 함께 대응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증상이 진행될수록 일상생활에서 보호자의 역할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가족이 미리 돌봄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 진료를 꾸준히 받고 복용하는 약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외출과 식사, 수면, 운동 등 일상생활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보호자가 모든 일을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주변 가족과 지역사회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간극장 제주 편에서 보여주는 부부의 이야기는 치매라는 질환이 가져오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함께 오랜 시간 쌓아온 가족의 사랑도 함께 보여줍니다. 기억은 조금씩 희미해질 수 있지만 함께했던 시간과 익숙한 일상까지 모두 의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가족과 음식을 나누고, 함께 바닷가를 걷는 작은 일상이 오히려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돌봄이 아니라 환자의 안전을 지키면서도 가능한 한 익숙하고 편안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곁을 지켜주는 것입니다. 이번 인간극장 이야기는 그 평범한 돌봄 속에 담긴 가족의 책임과 사랑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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