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N에서는 강원도 화천의 깊은 산골마을 비수구미에서 평생 산나물 밥상을 지켜온 한 가족의 이야기가 소개돼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전했다.

산을 몇 번이나 넘고 물길까지 건너야 닿을 수 있는 비수구미 마을은 오지 중의 오지로 불리는 곳이다. 도로조차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던 시절부터 이곳을 지키며 살아온 장윤일 씨와 김영순 씨 부부의 삶은 그 자체로 세월의 흔적을 담고 있었다.
김영순 씨는 50여 년 전, 먼 길을 걸어 마을까지 찾아오는 사람들이 끼니를 거르는 것이 안타까워 작은 산나물 식당을 시작했다고 한다. 산에서 직접 채취한 나물들로 차린 소박한 밥상이었지만 정성과 손맛이 더해지면서 점차 입소문이 퍼졌다.


특히 밤을 갈아 넣어 만든 영순 씨표 밤전은 이곳을 찾는 사람이라면 꼭 맛봐야 하는 별미로 알려져 있다.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맛 덕분에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지금은 주말이면 200명이 넘는 손님들이 비수구미 마을을 찾는다고 한다. 단순히 음식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에는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특별한 자연 풍경이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남편 장윤일 씨가 오랜 세월 정성껏 가꿔온 야생화 밭이 있다.


윤일 씨는 우연히 발견한 멸종 위기 식물인 광릉요강꽃과 복주머니란을 오랜 시간 연구하고 정성껏 돌보며 밭에서 키워냈다고 한다. 쉽게 볼 수 없는 귀한 야생화를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찾아올 정도다.
깊은 산속에서 피어난 야생화들은 비수구미 마을만의 특별한 풍경이 되었고, 사람들에게는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존재가 됐다.


하지만 영순 씨에게 꽃은 여전히 낯선 존재다. 농사짓고 나물을 키우기에도 부족한 땅에 꽃만 심고 가꾸는 남편이 못마땅할 때도 많았다고 한다. 평생 식당과 농사일을 하며 살아온 영순 씨에게는 꽃보다 먹고사는 일이 먼저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윤일 씨는 묵묵히 야생화를 지켜왔고, 결국 그 꽃들은 비수구미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명물이 됐다.
어느덧 여든을 바라보는 영순 씨는 이제 식당 일을 조금씩 내려놓고 싶어졌다고 한다. 평생 이어온 일인 만큼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어머니의 마음과 달리 아들 장복동 씨와 며느리 김숙자 씨는 가업을 잇겠다며 다시 고향으로 들어왔다. 힘든 산골 생활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영순 씨는 아들 부부를 말렸지만,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막을 수 없었다고 한다.
여기에 20대 손녀 혜연 씨까지 가업을 이어가겠다고 나서면서 가족의 이야기는 더욱 특별해졌다. 도시에서 편하게 살 수도 있었지만, 가족이 지켜온 식당과 비수구미 마을의 가치를 이어가고 싶었다는 손녀의 선택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깊은 산골 오지마을에서 평생 산나물 밥상을 지켜온 김영순 씨와 야생화를 사랑한 장윤일 씨, 그리고 그 삶을 이어가려는 가족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식당 이야기를 넘어 가족과 고향, 그리고 세월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삶을 이어가는 비수구미 가족의 하루는 진한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 비수구미식당
강원 화천군 화천읍 비수구미길 470
033-442-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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