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신안군 하의도에서는 매년 봄이 되면 짧지만 치열한 세발낙지 조업이 시작된다. 따뜻한 계절과 함께 찾아오는 세발낙지는 부드러운 식감과 진한 풍미 덕분에 봄철 대표 별미로 손꼽힌다.

일반 낙지보다 다리가 가늘고 길어 ‘세발낙지’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특히 산란기를 앞둔 봄철에는 살이 연하고 맛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하지만 세발낙지를 잡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고된 작업에 가깝다. 갯벌에서 이루어지는 조업은 물때에 맞춰 진행되는데, 실제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 평균 4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바닷물이 빠진 짧은 시간 동안 넓은 갯벌을 돌아다니며 낙지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작업자들은 시간과 체력 모두를 끊임없이 소모하게 된다.

하의도에서 오랫동안 세발낙지 조업을 이어온 어민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방식과 감각으로 낙지를 찾는다. 특히 경력 수십 년의 베테랑 어민들은 갯벌 위 작은 흔적만 보고도 낙지의 위치를 파악한다고 한다.


낙지가 숨을 쉬기 위해 만든 작은 구멍과 이동 흔적을 눈으로 확인한 뒤 작업이 시작된다. 하지만 비슷한 모양의 게 구멍이나 다른 생물 흔적과 헷갈리는 경우도 많아 경험이 부족하면 쉽게 구별하기 어렵다.
세발낙지 조업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도구는 ‘가래’다. 끝이 뾰족하고 폭이 좁은 삽 모양의 전통 도구로, 갯벌 깊숙한 곳까지 펄을 퍼내는 데 사용된다. 작업자들은 낙지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지점을 발견하면 가래로 주변 펄을 조심스럽게 파낸다. 이후에는 직접 팔을 깊숙이 넣어 손끝 감각만으로 낙지를 찾아 잡아낸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작업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 현장은 상당히 힘든 노동의 연속이다. 봄철 낙지는 얕은 갯벌에 숨어 있어 맨손으로도 잡을 수 있지만, 움직임이 매우 빠르고 예민해 조금만 방향을 잘못 짚어도 순식간에 다른 곳으로 도망가 버린다.



그래서 같은 자리를 여러 번 반복해서 파내는 경우도 많다. 갯벌 특성상 발이 깊게 빠지기 때문에 이동 자체도 쉽지 않다. 하루 종일 펄밭을 오가다 보면 작업복은 금세 진흙으로 뒤덮이고 체력 소모도 상당하다.


하루 목표량 역시 결코 적지 않다. 보통 한 사람당 10마리에서 15마리 정도를 목표로 조업하지만, 날씨나 물때에 따라 수확량 차이가 크다. 특히 바람이 강하거나 갯벌 상태가 좋지 않은 날에는 작업 난도가 더 높아진다. 그럼에도 어민들은 오랜 경험과 감각을 바탕으로 매일 갯벌로 향한다.



세발낙지는 단순히 봄철 먹거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하의도 어민들에게는 생계와도 연결된 중요한 수산자원이자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지역의 전통 조업 방식이기도 하다. 자연의 흐름에 맞춰 짧은 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조업 과정에는 어민들의 숙련된 기술과 노력이 그대로 담겨 있다.
봄철 신안 하의도 갯벌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치열한 삶의 현장에 가깝다. 깊은 펄 속 작은 낙지 한 마리를 찾기 위해 온몸을 던지는 어민들의 모습은 우리가 식탁에서 만나는 세발낙지가 얼마나 값진 먹거리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만든다.
<중앙음식점 (가래낙지)>
전라남도 신안군 하의면 곰실길 11-10
061-275-4080
<향림낙지한마당 (낙지 식당)>
전라남도 무안군 무안읍 뻘낙지길 34
010-3808-4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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