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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탐구 집 하동 세모집 텐트집

by mogimo 2026. 4. 28.

건축탐구 집에서는 경상남도 하동의 한 언덕 위, 녹차밭 사이에 자리 잡은 독특한 주택이 소개되며 시선을 끈다. 멀리서 보면 마치 거대한 텐트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외관이 인상적인 집이다.

캠핑을 사랑하는 부부의 취향과 삶의 방식이 그대로 반영된 공간이다. 가파른 비탈을 따라 올라가야 만날 수 있는 이 집은 자연과 가까이 호흡하며 살아가고자 했던 부부의 선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 집의 주인인 김완욱 씨와 조민서 씨는 16년 경력의 캠핑 마니아로, 국내는 물론 해외 유명 캠핑지까지 두루 경험한 베테랑이다.

팬데믹 시기 지인의 초대로 처음 찾은 하동에서 스위스의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자연환경에 매료되었고, 결국 이곳에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하게 됐다.

 

수원에서 출발하면 4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지만, 풍경이 좋은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던 이들에게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특히 아내 민서 씨는 어린 시절부터 삼각형 형태의 집, 이른바 ‘세모집’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었고, 그 꿈을 이곳에서 현실로 구현하게 됐다.

집을 짓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전문적인 경험이 없던 부부는 목수의 도움을 받아 별채를 먼저 지으며 구조를 익히고, 이를 바탕으로 본채를 완성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했다.

 

 

특히 길이 5미터에 달하는 서까래와 용마루를 올리는 작업은 가장 큰 난관 중 하나였고, 골조 작업에만 약 6개월이 소요될 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여기에 기록적인 폭염까지 겹치면서 체력적으로도 큰 부담이 따랐고, 실제로 남편 완욱 씨는 공사 기간 동안 체중이 크게 줄기도 했다. 바닥 작업과 샌딩 등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손을 보태며 그는 집 짓기가 단순한 작업이 아니라 삶을 담아내는 과정이라는 점을 몸소 느끼게 됐다.

 

완성된 집 안에는 부부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중에서도 2층에 위치한 작은 다락 공간은 아내 민서 씨가 가장 애정을 쏟은 장소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이 공간은 아늑한 텐트 내부를 연상시키며,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특히 난간 디자인은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적용한 것으로, 일상 속에서 발견한 영감을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사례다.

 

 

흥미로운 점은 이 집이 완성된 이후 부부의 삶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전국을 다니며 캠핑을 즐기던 이들은 이제 굳이 먼 곳으로 떠나지 않아도 집 안에서 충분히 캠핑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됐다.

자연을 품은 이 공간 자체가 또 하나의 캠핑장이자 휴식처가 된 셈이다. 그만큼 이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부부의 취미와 가치관이 결합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집이 완성되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부부는 앞으로 이 공간을 조금씩 채워나가며 자신들만의 색깔을 더해갈 계획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과 설렘으로 시작된 선택이었지만, 지금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공간이 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자연 속에서 자신들의 방식으로 삶을 꾸려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