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에서는 전라남도 함평에서 오랜 세월 왕골 돗자리를 만들어 온 부부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무더운 여름이면 자연의 시원함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왕골 돗자리는 예전에는 집집마다 쉽게 볼 수 있었던 생활용품이었다.

지금은 사용 빈도가 줄어들었지만, 전통 방식으로 제작된 왕골 돗자리는 우리 생활문화와 장인정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공예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함평은 오래전부터 왕골 재배와 돗자리 제작으로 이름을 알린 지역이다. 왕골은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로 줄기가 질기고 탄성이 뛰어나 돗자리의 재료로 적합하다.
특히 여름철에는 통기성이 우수하고 피부에 닿는 촉감이 부드러워 더위를 식히는 천연 소재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활용해 만든 왕골 돗자리는 친환경적인 생활용품으로도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방송의 주인공인 정일범 씨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에게 돗자리 제작 기술을 배우며 성장했다. 7살 무렵부터 작업을 익히기 시작해 지금까지 평생을 왕골과 함께 살아왔다. 현재는 아내 김용남 씨와 함께 가업을 이어가며 5대째 전통을 지키고 있다.
부부는 오랜 세월 호흡을 맞추며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 왔고, 손발이 척척 맞는 모습은 오랜 세월 함께한 부부만의 특별한 장점으로 꼽힌다. 왕골 돗자리가 완성되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왕골을 직접 재배하고 적절한 시기에 수확해야 한다. 이후 줄기를 손질해 껍질을 분리하고 햇볕에 충분히 건조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준비된 재료를 일정한 굵기로 다듬은 뒤 한 올 한 올 엮어야 비로소 하나의 돗자리가 완성된다. 대부분의 작업이 사람의 손을 거쳐 이루어지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과 오랜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계 생산이 일반화된 시대에도 정성을 들여 손으로 만든 왕골 돗자리는 품질과 내구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정일범 씨 부부가 만든 작품은 종묘와 경복궁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유산 공간에도 사용될 만큼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단순한 생활용품 제작을 넘어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생활 방식이 바뀌면서 왕골 돗자리를 찾는 소비자가 크게 줄었고, 전통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 세대도 많지 않다.

자연스럽게 장인들의 평균 연령도 높아지고 있으며, 기술 전승에 대한 고민 역시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부부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금의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다.
오랜 세월 손으로 익힌 기술과 전통이 쉽게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최근에는 친환경 제품과 전통 공예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왕골 돗자리의 가치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자연 소재 특유의 시원한 촉감과 뛰어난 통기성은 여름철 실내 생활에 적합하며, 인테리어 소품이나 전통문화 체험용으로도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과거의 생활용품이 오늘날에는 문화와 역사를 담은 공예품으로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기행은 단순히 돗자리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평생 같은 길을 걸어온 부부의 삶과 전통을 지켜온 장인의 책임감, 그리고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손기술의 가치를 함께 돌아보게 한다.

왕골 한 올 한 올에 담긴 정성과 오랜 세월의 이야기는 우리 전통 공예가 왜 지금도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남아 있는지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함평왕골돗자리>
전남 함평군 월야면 용월리 168
061-322-9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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