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날, 탐스럽게 익은 복숭아가 주렁주렁 열린 이곳은 과연 어디일까요? 인간극장 복숭아 농장으로 소개되며 관심을 모은 곳은 경북 영천에 자리한 복숭아 농장입니다.

영천은 예부터 복숭아 재배가 활발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 이야기는 단순히 복숭아를 재배하는 농장의 이야기를 넘어, 삶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고향에서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 간 한 농부의 귀농 과정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주인공 은희 씨가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한 것은 약 12년 전입니다. 그전까지는 울산에서 남편과 두 아이를 키우며 생활했습니다. 남편이 건설업을 하면서 가정을 꾸려갔지만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가족의 생활도 큰 변화를 맞게 됐습니다.


결국 은희 씨 부부는 고향인 영천으로 돌아왔고, 새로운 삶의 기반이 되어준 곳이 바로 부모님이 오랫동안 가꿔온 복숭아밭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농사가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오래된 집을 손보고 생활 터전을 마련하는 한편, 자신의 농장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밭일까지 도우며 농촌 생활에 적응해 나갔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농사에 매달린 시간이 쌓이면서 빈손으로 고향에 돌아왔던 은희 씨는 어느새 자신의 이름으로 농장을 일구는 농부가 됐습니다.
복숭아 농장은 수확기가 되면 특히 바빠집니다. 잘 익은 복숭아를 하나씩 따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크기와 상태에 따라 선별하고, 상품을 포장한 뒤 주문을 확인해 택배로 보내는 과정까지 이어집니다.
여기에 고객들의 문의 전화와 농장 관리까지 더해지면 새벽부터 시작한 하루가 밤늦게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농부에게 여름은 단순히 더운 계절이 아닙니다. 봄부터 정성껏 키워온 농작물이 본격적으로 수익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복숭아는 수확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짧은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손이 많이 필요한 작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농장의 또 다른 특징은 세 모녀가 함께 농사를 짓는다는 점입니다.
은희 씨 곁에는 60년 가까이 농사를 지어온 어머니 최순조 씨가 있습니다. 오랜 세월 밭을 지켜온 베테랑 농부인 만큼 농사에 대한 경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 무릎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밭일을 쉽게 놓지 못한다고 합니다.

딸이 쉬라고 말해도 농사에 대한 애정이 워낙 깊다 보니 직접 시장에 나가 복숭아를 판매할 정도입니다. 여기에 은희 씨의 딸 미래 씨도 농사에 합류했습니다.
대학병원 간호사로 일했던 미래 씨는 귀농한 지 2년 정도 된 새내기 농부입니다. 농사 경험은 아직 많지 않지만 젊은 감각으로 포장이나 판매 방식 등에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놓으며 가족 농장에 새로운 활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세 사람 모두 농사를 바라보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같은 복숭아밭에서 함께 일한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은희 씨에게 귀농은 처음부터 성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농사를 시작한 뒤 태풍으로 애써 키운 복숭아를 한꺼번에 잃는 등 여러 어려움도 겪었습니다. 하지만 실패했다고 농사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재배 품종을 고민하고 판매할 곳을 찾는 등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농장의 방향을 조금씩 바꿔갔습니다.
농사는 한 해의 결과만 보고 판단하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해마다 날씨가 다르고 작황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은희 씨 역시 여러 해 동안 경험을 쌓으며 자신에게 맞는 농사법과 판로를 찾아갔고, 지금의 복숭아 농장을 만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은희 씨가 꿈꾸는 미래는 단순히 복숭아를 생산하는 농장에 머물지 않습니다. 농촌을 직접 경험하고 농업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체험농장을 만드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관련 교육을 찾아 공부하고 정부 지원 사업 등을 알아보면서 새로운 농촌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농사일을 마친 늦은 시간에도 공부를 이어가는 이유 역시 농업에 대한 배움을 계속하기 위해서입니다.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혼자 간직하기보다 다른 농업인들과 나누고, 자신이 시행착오를 겪었던 만큼 후배 농부들은 조금 더 수월하게 농촌에 정착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겨 있습니다.
인간극장 복숭아 농장 이야기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단순히 맛있는 복숭아가 생산되는 농장을 보여주기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사업 실패로 고향에 돌아온 한 사람이 부모님의 복숭아밭을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삼고, 12년이라는 시간을 버티며 자신의 농장을 만들어낸 과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어머니와 딸까지 함께하면서 3대가 농촌에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여름이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복숭아 한 상자에도 농부가 흘린 땀과 오랜 시간이 들어 있습니다.

영천의 복숭아가 익어가는 계절, 세 모녀가 함께 지켜가는 복숭아 농장은 농업이 단순한 생업을 넘어 한 가족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은희복숭아농장>
경북 영천시 임고면 포은로 240-92
010-5758-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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