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우리 몸에서 해독 작용과 영양소 저장, 에너지 대사까지 담당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하지만 이상이 생겨도 통증이나 눈에 띄는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

이 때문에 건강검진에서 지방간을 진단받고도 별다른 불편함이 없다는 이유로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방이 쌓인 상태를 방치하면 염증이 동반된 지방간염으로 발전할 수 있고, 이때부터는 간세포 손상이 시작된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간 조직이 점점 딱딱해지는 섬유화가 진행되고, 결국 간경변과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간 질환의 더 큰 문제는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 일상에서 거의 변화를 느끼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별한 통증 없이 지내다가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 이상이 발견되거나, 단순한 피로감 정도로만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증상이 미미하다 보니 질환을 뒤늦게 인지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따라서 지방간을 진단받았다면 단순한 결과로 넘기지 말고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간 기능 수치를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간의 상태를 보다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런 과정은 질환의 진행을 늦추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간 질환이 더 이상 음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중요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과 같은 대사질환이 있는 경우 술을 거의 마시지 않더라도 지방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동시에 염증 반응이 반복되면서 간세포 손상이 지속된다. 그 결과 간은 점점 탄력을 잃고 기능이 저하되며, 심한 경우 간경변을 넘어 간암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간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음주 여부뿐 아니라 전반적인 생활 습관과 건강 상태를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지방간염 단계는 간 건강을 되돌릴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여겨진다. 이 시기에는 무엇보다 생활 습관 개선이 핵심이다. 과도한 열량 섭취를 줄이고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며, 꾸준한 운동을 통해 체중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체중이 감소하면 간에 축적된 지방이 줄어들고 염증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일정 수준 이상의 체중 감량은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간은 오랜 시간 동안 별다른 신호 없이 기능을 유지하지만, 손상이 누적되면 빠르게 악화되는 특징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증상이 없다고 해서 안심하기보다는 정기적인 검진과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작은 생활 습관의 변화라도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간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결국 지금의 관리가 미래의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의 프로필>
김지훈 교수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