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 백령도 편에서는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음식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백령도 앞바다에서 나는 자연산 굴을 넣어 끓여낸 굴메밀칼국수는 이곳의 바다와 사람, 그리고 오랜 시간이 함께 담긴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백령도는 인천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서해의 섬으로, 육지와는 조금 다른 자연환경과 식문화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특히 백령도 주변 바다는 예로부터 다양한 해산물이 나는 곳으로 유명한데요.
여름철에 채취하는 자연산 굴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굴보다 크기가 작고 아담한 편입니다. 하지만 크기와 달리 맛은 진하고 단맛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백령도 자연산 굴은 바닷가에서 직접 채취하는 방식으로 얻어집니다.



예전에는 백령도 할머니들이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바다에 나가 굴을 캐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얻은 자연산 굴이 한 그릇의 칼국수에 들어가면서 백령도만의 음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굴메밀칼국수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끄는 재료는 메밀입니다. 메밀을 이용해 만든 면은 일반 밀가루 칼국수와는 식감과 향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여기에 자연산 굴을 넣고 시원하게 국물을 끓이면 담백하면서도 바다의 감칠맛이 더해집니다.
자극적인 양념보다는 재료 자체의 맛을 살리는 것이 이 음식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곳의 이야기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음식에 담긴 가족의 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백령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서명철·이영주 부부는 오랫동안 할머니가 해오던 음식과 식당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남편 서명철 씨는 어린 시절부터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다고 합니다. 성인이 된 뒤에는 고향 백령도를 떠나 육지에서 직장생활을 했지만, 예비군 훈련을 위해 잠시 섬에 들어왔다가 혼자 적적하게 지내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결국 그날 이후 육지로 돌아가지 않고 할머니 곁에 남기로 했다고 합니다. 할머니가 치료를 위해 육지로 떠난 뒤에도 식당을 지키며 할머니의 음식 맛을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시간이 어느덧 20년을 훌쩍 넘겼습니다.

단순히 식당을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할머니가 남긴 음식과 추억을 지키는 마음으로 가게를 운영해온 셈입니다. 아내 이영주 씨 역시 남편의 선택을 함께했습니다. 백령도로 시집온 뒤 남편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며 섬에서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한 끼 식사를 위해 찾는 식당일 수 있지만, 부부에게는 가족의 추억과 삶의 시간이 쌓여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할머니는 이제 곁에 없지만 식당에는 여전히 할머니의 손맛이 남아 있습니다.


백령도 자연산 굴과 메밀면을 이용해 만든 굴메밀칼국수 한 그릇에는 섬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생활과 가족의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습니다. 백령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유명한 관광지만 둘러보기보다 그곳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음식도 함께 경험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계절에 따라 자연산 굴의 채취와 식당 운영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동네한바퀴를 걷듯 백령도의 골목과 바다를 둘러보고,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온 식당에서 따뜻한 굴메밀칼국수 한 그릇을 맛본다면 백령도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식의 맛뿐 아니라 할머니의 손맛을 지키기 위해 섬에 남은 손자와 그 곁을 함께 지킨 아내의 이야기가 더해져 더욱 오래 기억에 남는 한 끼가 될 것입니다.
<두메칼국수만두>
인천 옹진군 백령면 백령로 291
032-836-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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